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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직업을 묻는 질문을 받으면 분쟁지역에서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답하는데, 그런 경우에 처음 보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아, 봉사활동 하시는구나." 한다. 봉사활동 아니라 그냥 직업인데요, 해도 많은 경우 "어떻게, 밥은 먹고 다니니" 분위기의 측은해하는 눈빛이 돌아온다.

나는 이 일을 하려고 석사도 두 개나 하고 (비록 아무짝에 쓸모 없는 짓이었지만-_-) 몇년 동안 개발도상국에서 구르면서 머리 깨지고 하루가 다르게 나를 늙게 만든 치열한 고민이 있었는데, 그리고 이제서야 현장에서 전문적으로 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게 자다가 벌떡 일어날 정도로 기쁘고 벅찬데, 이런 측은한 눈빛 받으면 좀 힘빠지는게 사실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 받은 몇 가지 새로운 반응 중에 한가지는 "어머, 나 TOMS 신발 샀는데! 그거 사면 하나 아프리카에 기부한다면서요. 비슷한 일 하는거 아니세요?"같은 멘트다. 처음에는 아, 네, 뭐.. 하고 지나쳤는데, 이걸 최근에 한 세번 들었다. 꽤 성공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군 그래. 어쨋든 좋은 의도를 갖고 있지만 어떻게 가난한 이웃국가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방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참 편리하고, 기분 좋은 프로젝트임은 분명하다. 게다가 신발도 편하고 이쁘고!ㅎㅎ 그리고 이런 귀여운 신발을 사면서 좋은 일도 했다고 뿌듯해하는 사람들에게, 이게 왜 실효성이 떨어지는, 실제로 좋은 일 하지 못하는 짜증스러운 마케팅인지 설명하는 일은 항상 조심스럽다.

신발 한 켤레를 사면 한 켤레를 신발이 없는 국가의 아이들에게 보낸다는 TOMS shoes. Awareness raising을 위해 신발 없는 날 "One Day Without Shoes"까지 만들어서 신발 없이 사는 사람들과 연대하자고 마케팅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게 캠페인이라기보다는 잘 기획된 마케팅 전략에 불과하다는 것을 많은 소비자들이 눈치채지 못한다는 것. 아프리카 사람들이 실제로 지뢰를 해체하고 정글에서 사자와 싸우며 신발을 구하러 가는게 아니라, 우리가 신발을 사듯이 시장에 가서 신발을 구매한다. 그리고 신발과 옷 등을 생산하는 textile은 아프리카에서 성장하고 있는 많은 국가들의 주요 산업 중 하나이다. 아프리카에 신발 없는 나라는 없다. 신발이 없는게 아니라 신발을 살 돈이 없는, 가난이 진짜 문제이다. 우리가 기분 좋으려고, 좋은 일 했다고 뿌듯하려고 기부하는 많은 헌옷들이나 신발들이 실제로는 성장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산업을 죽이고, 또 일거리를 없애는, 빈곤을 재생산하는 일인 거다.

우리가 신발을 하나 사서 실제로 신발이 없는 아이가 받았다고 생각하자. 아이는 신발을 신다 신발이 헤지거나, 발이 커서 더 이상 그 신발을 신을 수 없게 되겠지. 하지만 신발을 만드는/판매하는 어머니나 아버지가 있다면, 이 아이가 커나가는 동안 계속 신발을 사줄 수 있을거다. 문제는 빈곤이라는 빙산인데 우리는 너무 쉽게 표면에 나타난 봉우리를 녹이려 하고 있는 셈.

구글에 problem with TOMS shoes를 치면 수십개의 기사와 블로그 포스팅이 검색된다. 특히 현장에서 일하는 aid worker들은 아주 짜증나 죽는다ㅋㅋ I know exactly how they feel. 언제까지 우리가 이렇게 편리한, 나 기분 좋자고 현지 사정은 안중에 없이 기부하는 feel-good donation을 용납할 것인가. 만약 이런 손쉬운 기부가 나쁘다면, 전문지식이 없는 좋은 의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대안으로 무엇을 할것인가- 에 대한 대답을 알려주는 유투브 비디오를 찾았다.  A Day Without Dignity


Posted by 미아-